UX가 어려운 이유 — 비정형적 코스

정해진 등산로 없는 산행: 자격증과 시험이 없는 UX

피터 파커(스파이더맨): 어벤져가 되려면 시험 같은 거 봐요?
(So to become an Avenger are there like trials or an interview?) 

-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 2차 예고편 중 -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어벤져스 합류 전 학생인 피터 파커가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에게 던진 매우 준비생 다운 질문이다. 만약 정해진 시험과목이 있었다면 영화는 수험생 스파이더맨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렸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학창시절부터 시험에 익숙하다. 때문에 준비에 필요한 시험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피터는 마지막까지 토니의 어벤져스 영입 제안을 또다른 시험이라 넘겨짚고는 이내 거절해버리고 마는 모습 마저 보여준다.

영화가 아닌 현실의 준비생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긴 마찬가지다.

UI/UX를 배우고 이 분야로 취업하고 싶은 학생인데 필요한 자격증이 있을까요?

최근에는 Data-driven이 중요하다고 들어 구글 애널리틱스 자격증도 이미 따놓은 상태입니다.
UX를 위해 필수로 갖추어야할 자격증 혹은 스펙이 있을까요?

컴퓨터 그래픽스 기능사 자격증 실기를 준비중이고, 웹디자인 기능사도 따기 위해 인강으로 공부 중입니다.
이 분야를 공부하면서 목표로 삼아야 하는 자격증 같은 것이 있을까요?

UX에 관심이 생겨 진로를 결정했는데 어떤 자격증이 있으면 유리할까요?

실무자들이 취득하고자 하는 자격증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공무원이 되려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정석이다. 변호사가 되려면 과거에는 사법시험을 통과해야 했고 현재는 대학 졸업 후 로스쿨에 가야 한다. 공인중개사가 되려면 먼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펀드매니저가 되려면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한다. 이렇듯 정해진 시험이나 자격증이 있어야만 합법적으로 인정되는 직업들이 있다.

한편 정해진 시험이 없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자격이 주어지는 것 또한 아니다. 가수, 댄서, 연기자, 모델, 운동선수 등은 지정된 시험보다는 개인 기량에 따른 기록과 성적이 곧 자격증을 대신한다. 시험이 없을 뿐 이를 대신해서 지원자의 능력과 이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구체적인 프로젝트 수행 경력과 포트폴리오만이 이를 증명하는 수단이 된다. 예컨대, 피터의 경우 실전에서 캡틴의 방패를 뺏은 이력이 있다는 식의 구체적인 어필 포인트가 필요한 것이다.

UX 분야 역시도 어떠한 공식적인 시험이나 자격증이 없다. 만약 이런 획일화된 절차가 존재했다면 모든 UXer가 어떠한 공통된 준비 경험을 했어야만 하지만 그런 제도는 현재까지 없다. 물론 2020년에 처음으로 서비스·경험디자인 국가기술자격검정이 시행되긴 했지만 이제 첫 합격자를 배출하기 시작한 상황이며, 아직까지 업계에 미칠 영향력은 알 수 없다. 해외의 경우 NN/g, 구글 등 여러 UX 공신력을 갖춘 기관이나 회사에서 나름의 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해 독립적으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일정 부분 기관과 회사가 교육과정 이수에 대한 개런티를 해줄 뿐 자격증이라고 볼 순 없다.

이렇듯 자격증이나 공인된 시험 등이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대학원 석사과정에 관심을 많이 가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대학원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혹자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게 말이 되냐며 의아하게 여길 수도 있겠다. 또 디자인학부 안에 ‘UX 디자인’ 세부전공이나 과목이 버젓이 있는데 이건 길이 아니라는 의미인가 반문할 수도 있겠다. 디자인 학부 전공을 통해서도 진출 가능한 것일 뿐, 그것은 여러 경로 중에 하나에 불과하다. 그보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분야와의 접점만을 공식적이고 일반적인 루트라고 보는 것은 상당히 차별적 관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UX는 다학제적 분야이다. 단적인 예로 현업에는 디자인d 전공 배경이 전혀 없는 UXer도 많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UXer 선배들의 비밀: 미안하지만 산타클로스는 없다

학생들이 내게 궁금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어떻게 그 옛날에 UX 디자인이 잘될 것을 알고 이 분야를 선택했냐는 것이다. 

(중략) 실망스럽겠지만 나는 전혀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냥 좋아하는 대로 하다 보니 전공 분야가 성장해서 이렇게 된 것이다. 

(중략) 미래를 알려 주는 사람도 당연히 없었거니와 공부할 책도 없었다. 

- 이현진, <UX 디자인이 처음이라면>에서 -

정해진 준비 방법을 알 수 없다보니 많은 준비생들이 UXer 선배들의 UX 커리어 여정을 궁금해한다. 학생 때 어떤 준비를 했고, 무슨 자격증이 필요한 지, 어떤 툴을 배우는 게 좋은 지, 벼랑 끝에서 어떻게 기적적으로 취업할 수 있었는지 등 참고할만한 현실 성장기를 알고 싶어한다.

UX는 90년대 중반 미국에서 발생한 용어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아 새로운 용어의 유입 속도가 지금보다 더 더딜 수밖에 없었다. 국내 업계에는 빠르면 90년대 후반에서야 UX라는 개념과 조직, 전문가 영입이 본격화 되었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학번들은 학창시절에 UX라는 단어 조차 솔직히 생소한 것이 당연하다. 설사 용어를 들어봤다 하더라도 학교에서 정규 과목으로 뭔가를 배울 기회는 사실상 없었다. 경력 15년-20년차 리더급 UXer의 학창시절의 모습이며, 10년차 이상의 시니어 UXer라고 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닷컴버블이 있었던 2000년대 무렵 업계에 가장 많은 디자인d 수요는 단연 웹 디자인d이었다. 대부분의 UX 접점 또한 웹 디자인d인 경우가 많았다. 웹을 통한 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의 UI 디자이너d에게 웹 사이트를 만들고 꾸미는 것 이상의 플러스알파를 원하게 된다. 당시로서는 현업에 UX 관련 유학을 한 전문인력이 매우 희소했고, 결국 대부분 기존 UI 담당자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었다.

업계에서는 알게 모르게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기존 UI 팀을 UX 팀으로 격상하거나, UI 담당자를 UX 담당자로 변신해야만 했다. 그러다보니 초기 UX 업계에 비주얼 디자이너d 비중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덩달아 UX는 디자이너d의 영역이라는 인식도 생길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러한 과정은 UX 조직의 뿌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초기에는 개발팀, 기획팀, 마케팅팀, 디자인팀 등의 소규모 부서로 출발해 점차 독립 조직으로 성장하게 된다. 즉, 모든 것은 업계의 필요에 의한 산물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2000년대 후반 UX의 고향인 애플의 아이폰이 세상을 바꾸며 UX의 위상도 일대 전환을 맞는다. 아이폰을 계기로 UX 중요성의 근간은 인문학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된다. 이러한 계기로 이 시기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들이 UX 분야에 대거 유입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이폰이 바꾼 스마트폰 생태계는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침투하였고 이제 UI, UX라는 용어는 모르더라도 이러한 디지털 도구의 활용이 기본 일상으로 자리잡혔다.

2010년대에는 국내에도 스타트업 붐이 일면서 앱 서비스 기획, UI나 UX 담당자가 많이 필요하게 된다. 덩달아 이들을 양성하기 위한 학교와 학원 등 교육 시장도 덩달아 성장하게 된다. 이제는 뉴스나 기사를 통해서도 UX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간략한 국내 UX 업계 변화의 흐름을 살펴봤다. 사실 업계 초창기부터 이러한 변화를 몸소 경험한 것은 아니다보니 다소 주관적 해석이 가미된 점은 참고 바란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예측가능한 것이 아니었기에 미리 대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즉, 선배 UXer 대부분은 여러분처럼 학생 때부터 UX 분야로의 진로 고민이나 준비 과정이 두텁게 있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 UI 담당자, 관련 디자이너d에서 자연스럽게 일을 하면서 전향을 했거나,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UX 분야와의 접점이 기막히게 맞아떨어지면서 이동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러다보니 각자 걸어온 인생 경험담을 솔직히 이야기 해주는 것만이 최선의 답변이 되곤 한다. ‘라떼는 말이야’를 논할 거리 조차도 실은 별로 없는 것이다.

믿었던 공채의 소멸: 수시채용의 시대, 경력만이 살 길

디자인 직무는 그룹 공채로 선발하는 것이 아닌 디자인 캠프와 같은 별도 과정을 통해서 따로 선발하는 게 맞나요?

대기업은 UX 관련 직무를 많이 뽑지 않다보니 결국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렸다 준비해야 할 것 같네요.
근데 이렇게나 취업문이 좁은데 과연 가능할까 걱정도 되고 내년이면 28살인데 …

곧 있을 공채를 앞두고 직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비스 기획 직무와 관련된 공채에도 여러 번 지원했지만 모두 서류 탈락하니까 이제는 자꾸만 회의감이 듭니다.
그냥 스스로 감당하기에 너무 큰 꿈을 쫓고 있었던 것이었을까요?

재개 주요 그룹들이 잇달아 신입사원 공채를 전면적으로 폐지하고 있는 추세다. 이제는 수시채용이 보편적인 취업형태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취업 트렌드는 비단 대기업에만 국한된 상황도 아니다. 취업 플랫폼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337곳 중 21년에 하반기 수시채용만 진행하기로 응답한 비율이 무려 81.6%나 된다. 이미 수시채용의 시대가 된 지 오래다.

이러한 전반적인 공채 폐지는 준비생에게 그나마 있던 진출루트 마저 차단된 느낌으로 다가갈 지도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더더욱 무얼 목표로 삼아 준비를 해야 하는지 막막해 하는 것 같다.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넓은 시야 확보가 관건이다.

공채는 공개 채용의 줄임말이다. 기본적으로 모두에게 공개된 경쟁 무대라는 뜻이다.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할 수밖에 없는 관문이다. 게다가 채용 규모는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러니 지원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경쟁률은 계속 높아진다. 필연적으로 상대평가에 걸러내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마련될 수밖에 없다. 토익, 토플 같은 시험이나 자격증 필기시험처럼 나의 노력으로 고득점을 얻는다고 해서 합격할 수 있는 커트라인이 중요한 게 아닌 시스템이다. 노력 여하로 결과가 보장되지도 않는 것이 문제다.

게다가 공채 프로세스에는 직무 전문성만 보지 않는다. 인성검사는 물론 면접도 여러 차례나 본다. 당연히 UX 전문성 그 이외에 준비해야 할 게 매우 많다. UX 분야만 상대하기에도 방대하고 모호한 것들 투성이인 가운데 말이다. 많은 준비생들이 주요 공채 일정을 기준으로 취업 준비를 하다보니 상/하반기 특정 시즌만을 타깃으로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잘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그 타격은 어마어마하다. 일단 다음 시즌까지 기다려야 하기에 취업이 더욱 멀게만 느껴질 수 있다. 실력만큼 멘탈 관리도 중요한데 산 넘어 산이 따로 없다.

어차피 UX 직무는 정형화된 길이 없는 분야였기에 공채라는 제도가 어쩌면 애시당초 어울리지 않는 분야일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 공채란 굉장한 비용을 치루는 대형 이벤트이다. 폐지 수순을 밟는다는 의미는 비용대비 효용가치가 떨어진다고 결론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즉, 회사 입장에서도 직무 전문성이나 직무 적합성과 직결되지 않는 스펙 쌓기에 지원자들의 에너지가 낭비된다고 본 것이다.

때문에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채택하면서 관련 업무 경험이 있거나 그에 준하는 경험을 한 지원자를 뽑으려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사람을 뽑겠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공채 대신해서 인턴이나 워크샵이 결합된 연계형 채용을 늘리는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 필요한 역할과 업무를 직접 시켜보고 잘하는 사람을 뽑겠다는 의도이다. 뽑혀야 일단 인턴 자격을 얻고 잘해도 채용이 안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이중고의 시련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채용이 되지 않더라도 인턴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의미있다. 기존 공채에서는 떨어지면 남는 게 아무 것도 없지 않은가? 그러니 채용 여부를 떠나 인턴이나 워크샵 형태의 채용의 기회는 가능하면 노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둘째, 수시채용 그 자체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수시채용은 공채처럼 반드시 공개할 필요가 없다. 보안 측면일 수도 있고, 모집 과정 자체가 비용이기 때문에 대신 헤드헌터 등을 통해 그 과정을 위탁하거나 생략하기도 한다. 그럼 이러한 정보는 어디서 볼 수 있느냐? 링크드인 등 구직 사이트 상에 프로필을 보고 주로 경력자들을 표적해서 접촉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 신입 때는 알 수 없었던 고급 정보도 얻게 된다. 준비의 완성감보다도 빠르게 업계에 진출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러한 정보 접근성의 차이가 크기 때문도 있는 것이다.

작년도 올해도 코로나 상황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불운이었다. 갑작스런 폐업으로 직장을 잃은 멘티도 있었다. 한편 코로나 특수라는 반대급부적 상황도 발생한다. 수시채용의 시대가 되어 준비생들이 예의주시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업계의 ‘필요’라는 흐름이다. 어떤 분야, 어떤 직무, 어떤 전문성에 대한 필요가 있는지를 잘 모니터링하면서 평소 관련된 준비를 미리 하고 있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대비책이 따로 없다. 사회적 책무, 의례적인 고용창출보다 위기에 민감해진 회사의 태세전환 만큼 준비생들은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국면을 맞이한 것이다.

목표기준 설정하기: UXer를 향한 긴 여정의 첫걸음

UI, UX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대학생이 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해야 할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UX 분야를 배우고 싶은데 복수전공은 뭘로 하면 좋을까요?

학원만으로도 이쪽 분야로 진출하는데 괜찮을까요?

비전공자 28, UX UI 쪽 취업을 위해 무엇부터 해야할 지 방향성을 잡지 못하겠습니다.

정형화된 길이 없기에 ‘무엇을(What)‘, ‘어떻게(How)‘에 초점을 맞춰봐야 원하는 답을 얻기 어렵다. 여러분의 최종목표가 ‘UXer가 되는 것’이라면 이제 질문을 바꿔봤으면 좋겠다.

❛ 나는 어떤 UXer가 되고 싶은가? ❜

이제부터는 ‘나’ 그리고 ‘타깃’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절실하다. ‘타깃’이란 취업이라면 회사, 석박사 진학이라면 대학원과 연구실이다. 이 ‘나’와 ‘타깃’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포트폴리오, 자소서, 학업계획서의 구성과 내용을 결정짓는 ‘목표기준’이기 때문이다.

평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지향하는지 ‘나’를 잘 알아야 ‘타깃’을 설정할 수 있다. ‘나’는 곧 어떤 회사나 연구실을 가야 하는지를 일러주는 나침반이다. 평소 ‘나’의 관심 분야나 업계로 초점을 좁히다보면 가고 싶은 회사나 부서 등을 막연하게 나마 ‘타깃’으로 설정할 수 있다. ‘나’를 통한 타깃’의 구체화는 곧 목표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이를 기준 삼게 되면 ‘무엇을(What)‘, ‘어떻게(How)‘ 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UX 관련 애매함을 구체화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은 이렇듯 목표기준을 일단 설정하고 임하는 것이다.

목표기준 = 나 + 타깃(회사 혹은 연구실)

무엇보다 경력의 문을 연다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한다. 공채의 폐지는 결국 관련 경력을 선호하는 수시채용의 시대가 되었음을 뜻한다. 이제는 마냥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려서는 곤란하고 그 사이 부지런히 경력을 쌓으며 준비하고 있는 것이 유리한 커리어 전략이 되었다. 그러니 처음부터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않고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이직을 노려보는 것 또한 현실적인 전략이다. ‘타깃’은 당장의 취업을 위한 현실적인 안과 멀리 바라본 이상적인 안을 모두 갖고 있으면 금상첨화다. UX 커리어 여정은 UXer 선배들의 어쩔 수 없었던 시절이나 지금도 마찬가지로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해서 준비에만 여념이 없어 경력을 쌓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취업은 회사를 기준으로, 진로는 나를 중심으로 상황을 거시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UXer가 되는 것’을 향해 매진하는 것은 좋으나 대다수 마음이 급하기 때문에 ‘나’와 ‘타깃’에 대한 이해보다는 일단 포트폴리오부터 만들고 본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포트폴리오의 취업경쟁력을 논하기는 참 애매하다. 특히 현업의 경우 회사마다 용어의 쓰임, 직함, 업무 프로세스, UX 조직의 편재 상황 등이 제각각이다. 현실적으로 일반화가 무의미하고 회사마다 상황이 다 다른데 동일한 전법이 여기저기 통할 리가 없다. 결국 마무리 단계에서는 반드시 설정한 ‘목표기준’인 회사나 부서를 중심에 놓고 포트폴리오와 제출서류들을 정리해야 경쟁력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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